본문 바로가기
주니어에서 시니어로/개발일기

[펜넥의SAY] 😎따끈따끈한 주니어 개발자의 '여자가 개발자 되는 법' - 1 -

by 펜네임 2020. 3. 20.

 

안녕하세요.

저는 비전공자였으나, 국가지원 교육과정(5개월)을 거쳐 수료하자마자 IT 회사에 입사해

현재 주니어 개발자로 활발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여성 개발자입니다.

 

저는 '여자가 개발자가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을 가진 적 없이 바로 이 업계에 뛰어들었으나,

개발이 하고 싶거나 궁금한데도 이 업계에 워낙 여자가 적기 때문에또는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개발 공부를 하거나 이 직종을 선택하길 주저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그래서 부디 많은 분들이 이 길을 함께 걷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QnA 형식으로 에세이를 씁니다.

 

 

이런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 개발을 잘 모르지만 뭐하는 직종인지 궁금하다.
- 개발자가 되고 싶다.
- 국가지원 교육과정(like 취업성공패키지) 을 통해 개발(Java, Javascript 등) 공부를 하고 싶다.

 

 


🤨개발이 뭐고 개발자가 뭐지?

 

많이 들어는 봤는데 정확한 의미는 모르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쉽게 말해 개발은 프로그래밍입니다. 웹개발, 앱개발, 게임개발 등 모든 프로그램 개발(제작)을 의미합니다.

실무에서 접하는 '개발' 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웹이나 *ERP와 같은 프로그램 개발을 말하고,

더 넓게는 서버 개발과 *유지보수까지도 포함합니다.

물론 개발자는 그런 업무들을 하는 사람을 말하겠지요.

 

*ERP : 쉽게 말해 기업들이 인력, 급여, 매출, 기타등등을 관리하기 위한 통합 관리 프로그램. 기업마다 프로그램에 넣고자 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보통은 맞춤식으로 제작됨
*유지보수 : 제작이 완료된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면 (보통은 클라이언트의 요청으로) 도맡아 수정하는 것

 

 


🙄문과인데 나도 할 수 있을까?

 

나는 뼈문과였다

 

개발은 일단 딱 보기에 이과죠.

 

저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이과쪽 일로 먹고 살거라곤 단 1초도 예상을 못했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국어는 잘하겠다, 1학년 첫단원인 '집합' 넘어가자마자 수학은 칼같이 포기했겠다,

그러니 고등학생 되어서도 나는 이거 아님 안 되는 사람이다 하면서 문과를 선택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모든 이과 계열 학과/직종이 남초이니까 이과쪽 일은 (여자인) 제가 할 일이 아니며, 하더라도 잘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무의식에 깔려 있었죠.

 

대학 진학할 때가 되자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학교 무슨 과를 가지? 학창시절을 어찌저찌 보내긴 했는데 그동안 '하고 싶은 일' 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본 적도 없었거든요.

'졸업하면 무난히 먹고 살만한 과가 뭐가 있지? 행정? 경영? 아무튼 이쪽 졸업하면 취업은 평타로 하지 않나?'

 

당연히 이과쪽은 안중에도 없었죠. 이런 의식의 흐름을 대애충 거쳐 정말 뭐 배우는 덴지도 모르고 어디서 이름만 많이 들어봤던 행정학과로 진학했고, 알아볼 생각도 없이 대충 진로 결정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몸소 체험하는 (요약 : 인생의 쓴맛을 봄) 6년을 보낸 끝에 졸업을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내가 뭘 공부하고 싶은지, 내가 가려는 학교의 가려는 학과가 어떤 커리큘럼을 가졌는지를 미리 알아봤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시의 저에게는 정보가 너무 부족했죠(그래도 행정학을 배운 걸 크게 후회하진 않습니다. 사회과학 분야의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얻은 건 좋았거든요).

 

 

심리적 장벽은 내가 부순다

 

컴퓨터 과학/공학으로 분류되니 이과이긴 하지만, 사실 지금의 제가 보기에 프로그래밍은 문과적인 요소도 많습니다.

 

1. 논리적인 사고가 중요하다는 점(알고보면 수학 과학도 논리력이 중요한 과목이고 분야니까 제가 좀 더 겁먹지 않고 접근했으면 수학 과학도 잘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문득 들기도 하네요)과,

 

2. 내가 하고 싶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에게 거의 숫자가 아닌 언어(거의 영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요.

 

또한 요즘 IT회사들에서 서서히 여성개발자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습니다.

 

제가 수강한 교육과정의 약 60% 이상이 비전공자였고 약 50%가 여성이었는데, 거의 모두가 개발자로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요즘 IT회사들에서는 전공 비전공을 떠나 실력을 보고 뽑는 분위기가 크기도 합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문과라서, 비전공자라서, 또는 여자라는 이유로 코딩을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님은 어쩌다 개발을 하게 됐지?

 

게임이 재밌어서 관심은 있었다, 관심'만' 있었다

 

온라인게임, 플래시게임, CD게임, 닌텐도게임... 전 초등학교 때부터 정말 여러가지 게임을 많이 했었고 또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생인 어느날 'RPG Maker'라는 게임개발 툴을 발견했어요. 잠깐 해보고 정말 어렵단 걸 알았습니다.

단지 플레이만 할 때는 몰랐지만 게임을 만든다는 건 정말 많은 고민을 거치고 오랜 시간을 들여 하는 일이라는 것도요.

 

그리고 도저히 이 뇌를 혹사시키는 노가다는 내가 할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잠깐 생긴 관심을 빠르게 접습니다. 제가 그 비슷한 일로 먹고 살게 될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한 채로요.

 

 

나를 좌절시킨 자바

 

그냥 그렇게 지내다 위에서 말한 이유로 행정학과 대학생이 되었고, 2학년 말에 휴학을 했는데,

정말 기억나지 않는 알 수 없는 계기로 어떤 컴퓨터 학원에서 JAVA 기초 1달 과정을 수강신청하게 됩니다.

(이유는 정말 기억이 안 나네요. 왜 그랬을까요?)

 

그리고 수강 2주 후 그 학원에서 뛰쳐나옵니다.

왜냐면 자바가 너무 어려웠거든요. 아, 초반엔 재밌었어요. 화면에 글자 쓰기, 1+1 계산하기 같은 정말 기초적인 내용을 배웠는데 제가 열의를 갖고 듣는 모습이 보였는지 강사님이랑 아이컨택도 많이 되고, 칭찬도 받을 수 있었거든요('열심히 하는 게 보여요. 잘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강사분이 1:1 면담 때 해주셨던 처음 설명('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도 할 수 있냐구요? 그럼요!')과는 완전 딴판이 됐습니다. 전공자들 중심으로('이 정도 개념은 이미 다들 알죠? 넘어가겠습니다.') 진행되니 비전공자인 제 입장에선 황당한 순간들이 많았어요.

 

강사님 입에서 나오는 단어 중 30%는 못 알아듣겠는데 설명은 없고 진도는 나가니 내가 뭘 하는 건지도 모르고 그냥 강사님이 쓰는 문장을 따라 치기 급급했거든요.

분명 똑같이 따라 친다고 쳤는데 한 글자라도 오타를 내면 오류가 났습니다.

칭찬받으며 다니다가 한 순간에 바보가 된 느낌이라,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좌절감이 들었습니다.

 

학원과 강사님 입장도 이해는 갔습니다. 1달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커리큘럼에 담았던 내용들을 전부 가르쳐야 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감을 겪은 저는 남은 금액을 환불받고 수강을 관두기로 합니다.

 

역시 이건 내 길이 아니다 하면서요.

 

 

사무직 2년차, 입에 풀칠은 했다

 

어찌저찌 졸업을 하고 저는 사무직으로 취업하게 됩니다.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크게 보람찬 일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연봉이 너무 낮았지만 '원래 먹고 사는 게 그러려니' 하며 약 2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계약이 만료됐습니다. 실업급여는 3개월 나오니 그 동안 생각해내야 했어요. 다음에 어떻게 살지를요. 일하는 동안은 별생각이 없었지만, 돌이켜보면서 알게된 건 이 분야에선 내가 도저히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를 성장시킬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이런저런 방향을 고민했어요.

'그래도 이미 경력이 있으니 다시 사무직을 할까?

여자가 '그나마' 돈 좀 번다는 회계쪽 자격증을 따서 회계사무소를 들어갈까?

공장 알바 해보니 빠릿하게 움직이는 일은 젬병이던데.

그럼 대체 내가 뭘 할 수 있지?'

 

고민하던 어느날 버스를 탔다가 광고 하나를 보게 됩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나름 이름 있는 대학교에서 JAVA교육과정을 진행한다,

정부에서 100% 교육비를 지원하고 소액이지만 매달 교육수당까지 준다는 거였습니다.

취업성공패키지랑 매우 비슷하지만 대학에서 한다는 점이 다른 프로그램이었어요.

 

학생 때 코딩을 공부한 적이 있다는 사실까지 완전히 까맣게 잊은 채였는데도 그 홍보물에 확 마음이 끌린 이유는 개발자가 제 기준으로 볼 때 굉장히 비전 있는 직업이었기 때문입니다. 한창 '여자가 가질 수 있는 비전있는 직업'에 대해 친구들과 얘기도 나누고 검색해보고 여러모로 고민하던 시기였거든요.

 

특히 개발자 얘기가 많이 나왔었는데요. 당시 저는 개발이 뭔지 잘 모르면서도 이 직업이 유망하고 내실있다(미래에 해당 직종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기 어려움, 그 인공지능을 다루는 기술을 배울 수 있음, 내가 공부하고 실력을 쌓는 만큼 페이 보장이 됨)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보다 나은 연봉을 받으며 비전있는 직업과 함께 할 미래를 그리면서,

긴 인생에서 5개월이란 기간을 교육과정 수강에 투자하기로 합니다.

 

 

 

※ 글이 길어져 나눴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교육과정에 들어가게 된 과정, 교육과정에서 배운 언어들, 취업 전에 공부하면 좋을 내용들, 제가 사용한 공부법, 취업 그 뒷이야기, 공부를 시작하기 좋은 사이트 등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다음 글에서 만나요!

 

댓글